갓수의 지식창고

이번에 좋은 기회가 생겨서 최저가 제주도 백패킹 스쿠터 여행을 계획했습니다.

캠핑이란 걸 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이것저것 검색을 많이 해봤는데 

스쿠터 여행이니만큼 일단 최대한 가볍게 짐을 꾸리기로 결정하고 구매할 물건들을 찾았습니다.


먼저 텐트는 저가 입문형으로 힐맨 클라우드 UP SMART 2인용 텐트를 구매했습니다.

가격은 98000원에 옥션 컬쳐캐쉬 8% 적용해서 대략 9만원 정도 들었네요.


일단 백패킹용 중 저가형에서는 가장 인지도가 있었고, 디자인이 괜찮았습니다.

중국 기업인 NH OEM으로 알고 있고, NH 클라우드 텐트와 동일한 제품인데 색이 더 예쁘더군요.


써 본 소감은 높이가 낮아 텐트 안에서 일어설 수 없는 건 불편했지만 같은 무게라면 구조적으로 볼 때

돔형보다는 튼튼할 것 같았고, 잠만 자기에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다만 환기구가 작은 관계로 결로가 생겨 새벽에 습기가 느껴져 쾌적하지는 않더군요.


장점으로는 역시 가벼운 것과 설치, 해체가 매우 간단하다는 것이 있겠네요.

사진 상으로 볼 때 예쁘지만 캠핑장의 다른 텐트들에 비해 너무 작아서 지나가는 꼬맹이들이 왜 저렇게 작냐고 한마디씩 하더군요.




다음으로 고민한 것이 밥을 사 먹을 것인가 해 먹을 것인가 인데 

곧 이사를 가야 하는데, 집에 즉석식품이 많이 있어서 짐을 조금이라도 줄이자는 생각에 그냥 해 먹기로 결정했습니다.

일단 즉석식품을 다 먹은 다음에 하나로마트에서 고기를 사서 구워먹든지 맛집을 가든지 하면 나쁘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그리하여 코펠과 버너를 또 검색을 해봤습니다.

코펠은 추천이 갈리지 않아서 빨리 선택할 수 있었는데, 다들 백마코펠을 권하시더군요.

가장 큰 장점으로 코팅이 좋아서 후라이팬으로도 쓸 수 있고 설거지하기 편하다는 이유였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코펠주제에 가격이 무슨 테팔 후라이팬 급이었습니다.

집에 쓰는 후라이팬 겸 냄비가 만원짜리 인데, 이건 라면 2개 정도 들어가는 크기의 중자가 42000원 입니다.

그냥 싸구려 양철냄비나 하나 들고 다닐까 하다 기왕 사는 김에 좋은 거 사서 오래쓰자 하고 구매했습니다.

배송비 포함 42,000인데 네이버페이 8% 할인 하면 38,640원에 구매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제가 햇반에 라면만 먹었기 때문에 양철냄비나 별 차이가 없긴 했지만 

설거지는 편하게 했으니 그냥저냥 괜찮았다고 봅니다.


뭔가 90년대 스타일의 상품소개 디자인인데 실제로 보면 괜찮습니다.





그 다음은 버너인데 저가형으로 가장 유명한 게, 5-6만원의 코베아 캠프1 호스버너였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냥 불만 나오면 된다는 마인드였기 때문에 싼 걸 찾았고

코베아 스파이더가 3만원 정도 되는 가격에, 어찌보면 허접하지만 불 쓰는 데에는 모자람이 없어 보였고,

무엇보다 간단한 구조이니 만큼 가벼웠기에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실제로도 어차피 불은 가스가 뿜어내는 거니 화력은 좋았고, 무게중심이 낮기 때문에 안정성도 괜찮았습니다.

다만 바닥과 가깝다보니 주변에 탈 만한 물질들을 제거해야 했고, 바닥에 깔기 위해 큰 돌을 찾을 때가 많았습니다.


단점으로는 작은 크기이니 만큼 별도로 포함된 이그나이터를 화구에 대고 딱딱거려야 한다는 것 정도가 있겠네요.

이소부탄 하나 추가해서 40,500인데 옥션 컬쳐랜드 8%할인하니 37,260 나왔네요.


가냘퍼 보이는 다리이지만 나름 안정적이라 쓰면서 불안하진 않았고 

라면두개를 끓였을 때 들고 먹어야 하는 관계로 코펠 손잡이가 부러지지 않을까가 더 걱정되었었네요.


여기에 원래 가지고 있던 솜침낭과 한솔 발포매트를 가져가니 55리터 배낭과 오토바이 탑박스가 빵빵해졌습니다.

먹을 것들을 좌석밑 트렁크에 넣고 옷가지를 최소한으로 줄이니 여유는 없어도 어찌어찌 들어가더군요.




기록을 위해 그 때 챙겼던 물품을 적어보면


수건, 치약, 칫솔, 면도기, 비누, 샴푸, 썬크림

침낭, 매트, 텐트, 휴지, 모기향, 라이터

속옷4, 얇은다운점퍼, 상의1, 반팔1, 양말4

보조배터리 10000mAh, 폰, 미러리스카메라, 충전기

버너, 코펠, 햇반7, 라면6, 수저, 젓가락, 참치6, 김4, 초콜릿


지나고나서 생각해 보니 반바지와 슬리퍼 하나 있어야 했고, 

빨아도 금방 마르는 바람막이가 있었기 때문에 긴 팔 상의 대신 반팔 2개 였으면 좋았을 것 같습니다.





그 다음 마지막 난관인 배편은 네이버 검색해보면 나오는데 http://www.vepyo.com 이 가장 유명한 듯 보였습니다.

그런데 여기는 자동으로 예매를 하는 곳이 아니라 일일히 수작업으로 예약하는 곳이라 개인적으로는 꺼려져서

배편 정보만 확인하고 각 선사 홈페이지를 이용했습니다.


완도->제주의 경우 한일고속 홈페이지에 회원가입을 하니 생일쿠폰이라고 사람만 50% 할인 쿠폰을 줘서 

사람13,900원 + 스쿠터17,610원 = 31,510 원 나왔네요. 인터넷 전날 예매는 안된다고 하니 주의 해야 합니다.

쾌속선인 블루나래호가 있고 대형선 두 척이 있는데, 8시에 출발하는 쾌속선은 비싸서 대형선인 16시 출발 한일카훼리호를 탔습니다.


올 때는 쿠폰이 없어서 45,000 정도 예상했는데 소셜을 뒤져보니 쿠팡, 티몬에서 목포행 할인행사를 하고 있었고, 

서로 할인하는 날짜를 다르게 행사를 했었기 때문에 원하는 날짜를 골라서 배편을 예약할 수 있었습니다.

16,900 + 33,000 = 49,900 나왔고, 완도 목포의 거리차에 따른 기름값 감안하면 거기서 거기였습니다.


배를 타는 것도 처음이고 스쿠터를 적재하는 것도 처음이라 인터넷을 많이 뒤져봤는데 

바튜매 카페에서 검색을 하는 게 가장 양질의 정보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간단하게 설명을 하면 완도->제주의 경우 사람표 따로, 차량 따로 예약을 해야 합니다.

하지만 홈페이지에서는 승용차만 자동 예약이 가능하고, 오토바이나 화물차 외제차는 따로 전화예약을 해야 합니다

뭐 아무래도 상관없지만 문제는 전화를 드럽게 안 받습니다.


그래서 결국 직접 가서 하기로 하고 아침 일찍 화물 싣는 3부두로 가서 예약 되냐고 물었는데

적재가 출발 3시간 전부터 시작이니 그냥 그 때 오라고 합니다.

성수기가 아니어서 널럴한 것도 있었는데 오토바이의 경우 어떻게든 낑겨서 적재하는 게 가능하니

별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것 같았습니다. 최악의 경우 내가 잡고 탄다고 하면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네요.


그리고 나서 3시간 전에 부두안에 있는 컨테이너로 된 사무실에 가서 결제를 하고 오토바이에 탄 채로 줄을 서서 들어가면 됩니다.

큰 화물차의 경우 위치를 조정해서 탑승시켜야 하기 때문에 안 들어가고 가만히 있는 경우도 있는데,

저는 그걸 몰랐기 때문에 화물차 뒤에서 왜 안 가냐 하고 기다리다, 다른 차들이 제 옆을 지나가는 걸 보고 눈치껏 끼어 들어갔네요.


오토바이 적재가 끝나면 배에서 나와 현재 있는 화물부두에서 여객 터미널로 이동을 한 후, 

표를 발권 받아 시간 되면 사람들 따라 탑승하면 됩니다.



반면 제주->목포의 경우 약간 다릅니다. 

적재가 2시간 전 시작하고 제주항은 6부두까지 있는데 

전날 쿠팡에서 차 있는 사람은 4부두로 가라고 문자가 와서 그리로 갔고, 또 제주항은 완도항과는 달리 항구 관리가 허술하지 않아서

부두 입구에 신분증 확인하는 사람이 있어 모르면 물어보면 됩니다. 예약은 신경쓰지 않고 그냥 갔습니다.


또 완도와는 달리 화물 발권 없이 그냥 오토바이를 적재하러 가면 종이를 주는데

그걸 여객터미널로 가져가면 사람표와 같이 계산을 합니다.

저 같은 경우 쿠팡에서 예약을 했기 때문에 여객터미널에 가서 화물 결제만 하고 표를 받아 탑승했습니다.


완도에서는 2층으로 올라가 묶어서 하선할 때 좀 기다렸는데, 여기는 1층의 올라가는 경사로 밑 공간에 오토바이 적재하는 곳이 있어서

하선 할 때 배가 정박한 후 작업자들이 들어와 고정시킨 줄을 풀어주는 작업을 직접 한 다음,

자전거들이 모여있는 출입구로 이동 후 같이 내리면 시간 절약이 가능합니다.



여객선 겸 화물선인 한일 카훼리호인데 생각보다 무지 크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