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정산
6박 7일 순수 여행비용 - 23.27
장비 구입 비용 - 23.1
교통비, 숙박비 포함 여행비만 보면 하루 평균 4만원 정도로,
나름 최대한 싸게 가려고 노렸했고, 좀 궁상스러워서 이게 과연 좋은 여행인가 싶은 의문도 들고,
여행을 가지 않았을 경우 이 돈으로 할 수 있는 걸 생각해 보면
괜히 갔나 싶기도 한데, 그냥 인생에 있어 소소한 퀘스트 하나 깼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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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성산, 애월, 만장굴, 용두암, 사라봉, 제주항 (제주 4-6일차 5.21-5.23)
전날 한라산에서 무리를 한 탓인지 캠핑장에서 일어나니 몸상태가 그렇게 좋지는 않았고,
텐트에 결로가 잔뜩껴서 침낭안이 축축해 찝찝했습니다.
그래서 대충 라면 하나 끓여먹고 인터넷 검색 결과 유명하다는 성산의 동네 목욕탕이 있어 갔는데 뭐 별 거 없더군요.
목욕탕이 좋았으면 좀 오래 있다 나오려고 했는데 흔한 동네 목욕탕인지라 그냥 적당히 있다 나왔고,
커피숍 같은 곳을 갈까 하다 갑자기 여행 내내 캠핑장에서만 자는 것에 대한 회의감이 들었고, 오늘은 여행보다는 숙소를 잡자 싶어
한푼이라도 아끼자는 마음에 다시 캠핑장으로 돌아가 온갖 검색질을 했고,
애월쪽에 저렴하게 나온 숙소가 있어서 인터넷으로 예약을 잡았습니다.
하지만 일요일이라 그런지 일처리가 매우 늦었고 13시가 지난 시점에서야 겨우 예약완료되었다는 확인 문자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짜증이 나긴 했지만 무계획적인 여행의 대가라 생각하고 캠핑장을 나갈 준비를 합니다.
천천히 텐트를 걷은 다음, 애월까지 가는 경로를 정했는데, 시간 여유도 있고 해서 성산일출봉 쪽으로 갔다가
해안도로를 쭉 타고 애월쪽에 가기로 결정했습니다.
주차장에 대충 스쿠터를 세우고 근처에 절이 보여 한장 찍어 보았습니다.
평소라면 중국인들로 바글거릴 성산일출봉 이지만 사람이 그렇게 많지는 않습니다.
예전에 갔을 때는 주차장부터 숨이 턱 막힐 지경이었지만 이번에는 휴일이라 많긴 했지만 그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10년 전에 가보고 이번에 다시 와 봤는데 뭔가 입구쪽이 깔끔해졌고,
유네스코로 도배를 해서 관광지 같은 느낌이 물씬 풍깁니다.
올라가 볼까 싶기도 했지만 등에 텐트가 들어간 배낭이 있는 관계로 고통에 비해 얻는 게 크지 않아
그냥 해안도로를 타고 가기로 결정합니다.
함덕을 향해 가면서 찍은 해변인데 제주도의 해변답게 이국적입니다.
함덕에 도착했는데 차량이 바글바글거려서 스쿠터로 가는 게 쾌적하지 못하더군요.
자전거 인증센터가 보이길래 가서 찍었는데 사진에 나오지 않은 부분에는 사람과 차들이 엄청 많았습니다.
해안가에 솟아오른 봉이라 실제로 가서 보면 뭔가 독특한 분위기입니다.
이 사진만 보면 여기서 숙박을 해도 괜찮을 것 같지만,
사실 이렇게 사람이 많습니다. 제주도 해변 중에서 가장 상업이 발달하고 사람이 많은 곳이었습니다.
어찌어찌 애월의 숙소에 들어갔는데 숙소의 퀄리티가 매우 좋더군요.
3만원짜리라 사실 큰 기대는 안 했는데, 비수기라 가격을 확 낮춘 모양입니다.
욕실도 매우 만족스러웠는데, 저희 집 욕실보다 더 넓은 것 같더군요.
베란다도 따로 있었는데, 완전 개방된 구조는 아니었지만, 나름 창문쪽으로 뷰가 괜찮습니다.
숙소가 좋아서, 그냥 여기서 티비나 보면서 뒹굴거릴까도 생각했지만, 아직 해가 지려면 시간이 많이 남았기에,
제주시에 들어가 치맥이나 사다 먹기로 결정했습니다.
제주시로 가는 길에 예전에 근무했던 군부대가 있어서 어떻게 변했나 잠깐 들렀는데
전에는 없었던 배드민턴장이 생겼고, 문이 하나 더 생겼고, CCTV도 생기는 등 뭔가 낯설었지만
전체적인 분위기는 크게 변한 건 없고, 뭐 그냥 그렇더군요.
군생활 할 때, 근처의 초등학교 운동장을 가기 위해 지나다녔던 호수인데 이렇게 경치가 괜찮았나 싶더군요.
애월 쪽이 제주시에서 가깝고, 개발하기에 입지가 괜찮아 전원주택들이 많이 들어서서 그런가 분위기가 굉장히 좋아졌습니다.
그 때는 여기 지나다닐 때마다 뭔가 칙칙하고 짜증났었는데 말이죠.
어쨌든 애월을 지나 비교적 최근에 개통된 뻥뚫린 도로를 타고 제주 이마트에 갔는데
사람이 정말 많았습니다. 주말이라 제주도민에 관광객들까지 몰려서 혼돈 그 자체였습니다.
대충 맥주를 구매하고 치킨을 사러 이마트 근처의 맛집들을 돌아다녔는데,
죄다 한자 붙어있고, 그냥 들어가기가 싫어져서, 애월쪽에 있던 치킨집에서 한 마리 사서 숙소에서 편히 쉬었습니다.
다음 날, 여행일정이 아직 하루가 더 남아 또 여기 묵을까 하다 그냥 제주항 근처의 저렴한 게스트 하우스에 가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리고 또 일정을 짜야 하는데, 이것도 매일 이러니 귀찮더군요. 다음부터는 여행 일정을 좀 디테일하게 만들어 와야 곘습니다.
계획이 너무 없으니 이게 여행이라기보다 그냥 집에서 빈둥거리는 것과 다를 게 없어보이더군요.
중문쪽을 제대로 못 돌아다닌 게 아쉽긴 하였지만, 다음에 또 기회가 있을 거라 믿고,
게스트하우스에 짐을 맡겨 놓고, 함덕쪽에 있는 만장굴에 가기로 결정합니다.
사실 만장굴 근처에 관광지가 2-3개 정도 더 있었지만, 귀찮아진 관계로 여기만 들릅니다.
용암동굴로 유네스코에 등록이 되어 있는 곳인데 땡볕이 내리쬐는 바깥과는 다르게 동굴 속은 시원했습니다.
입장료가 2000원인가 있었던 것 같네요.
평일이라 그런지 유명한 관광지임에도 사람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습니다.
슬리퍼를 신은 관계로 바닥을 조심하면서 쭉 걸었는데, 쾌적해서 좋더군요.
전체적으로 어두운데 끝부분이라 조명을 좀 투자한 모양입니다.
여기가 마지막이고 돌아나가야 합니다.
그래도 나가는 길에는 수학여행 온 학생들이 바글바글하긴 하더군요.
특별한 바위는 아니지만 그냥 조명이 비추길래 찍어 보았습니다.
한 바퀴 도는데 30분 정도 걸렸나 아무튼 안내문에 적힌 시간보다는 빠르게 돌았고,
근처에 있는 미로공원을 가 볼까 하다 스쿠터 상태도 안 좋고, 날씨도 더워서 뭔가 귀찮아 지더군요.
따라서 그냥 해안도로를 타고 게스트 하우스로 복귀하기로 결정합니다.
해안도로를 타고 갔지만 코스가 약간 달라 전 날에는 못보던 풍경이 보입니다.
해조류 냄새때문에 후각적으로는 별로였지만 시각적으로는 여전히 좋습니다.
별 거 없는 곳 같았는데 사람이 꽤 보이네요.
큰 도로로 나갈까 하다 스쿠터의 장점을 발휘하기로 결정하고 골목골목을 누비다 보니 이런 곳이 보이네요.
뭔가 이름이 있었는데 찍지 않은 모양입니다.
하지만 냄새때문에 그렇게 쾌적한 기억은 아니었습니다.
비포장 도로도 타는 등 최대한 바닷가에 붙어서 이동했습니다.
줌으로 확 땡겨 찍고 싶었지만 렌즈가 하나 뿐이라 이게 한계네요.
여기 다음부터는 어쩔 수 없이 해안도로에서 나와 해안간선을 타고 제주항 근처의 숙소로 이동했습니다.
게스트하우스는 6인실이었는데 만족스럽지는 않았지만 사람이 없어 괜찮았고, 근처에 이마트가 있어서 좋았습니다.
다만 저녁이 되니 위치가 좋고, 가격이 싸서 그런가 사람들로 가득 차긴 하더군요.
그리고 다음 날, 이제 목포행 배를 타고 복귀를 해야 하는데, 또 시간이 많이 남더군요.
시간에 쫓기는 게 싫어서 엄청 여유있게 일정을 잡았는데, 이렇게 되고 보니 기다리는 시간이 지루하고 아깝습니다.
그리하여 근처의 관광지인 용두암에 가기로 결정합니다.
복잡한 시내를 달리는 건 그리 쾌적한 일이 아니지만, 관광지에 도장을 찍는다는 생각으로 움직이니 나름 목표의식이 생기더군요.
그리 오랜 시간이 아니었지만, 도보로 가면 직선거리에 있는 용두암을
차량으로 이동하려면 좀 돌아가야 하는 게 약간 아쉽더군요.
여기는 용 뭐시기라 그런지 중국, 동남아 쪽 관광객들이 좀 보였습니다.
이게 용두암인데 생각보다는 초라합니다. 기대하지 말고 가는 걸 추천합니다.
규모가 그렇게 크지 않습니다.
전에 군생활 할 때, 용두암 볼 거 없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는데, 실제로 와 보니 그 말이 사실이었습니다.
그냥 여기 가 봤다라는 경험을 얻은 거에 만족합니다.
그렇게 용두암을 빠르게 둘러봤는데, 시간이 아직도 많이 남더군요.
그래서 제주항 근처에 있는 사라봉에 올라가봅니다.
예전에 군생활 할 때, 사라봉거점 뭐라뭐라 하던 게 거점 이름이 특이하단 기억이 있어 올라가 보았는데
그냥 동네 뒷산과 다를 게 없었습니다.
정상에 정자 같은 게 있었는데, 바람이 많이 불어서 쉬기 괜찮더군요.
평일이라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제주항과 비행기가 보입니다.
사라봉에서 스쿠터 선적시작 시간이 될 때까지 기다렸다 배에 싣고 탑승했습니다.
제주항은 규모가 커서 큰 배들이 많이 있더군요.
목포행 시스타크루즈를 소셜 할인 받아서 탔는데, 완도쪽 배보다 시설도 많고 규모도 더 컸습니다.
출항하고 한 바퀴 돌면서 사진을 찍어 봤습니다.
배가 지나가면서 생기는 이런 물살을 보는 게 좋더군요.
남해 쪽에 이르러서 바깥을 보니 섬이 많이 보였습니다.
여기가 진도쯤이었나 그랬는데 너무 배고파서 편의점에서 컵라면 하나 사다가 먹었네요.
사실 목포에서 하루 밤 더 자고 올라갈까 싶었는데,
목포에 도착하고 보니 뭔가 옛날 도시 느낌이 물씬 풍겨 볼 게 별로 없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늦은 시각이었지만 에라 모르겠다 하고 그냥 밤길을 스쿠터로 달렸는데,
어찌어찌 도착은 했지만 고라니 튀어나올까봐 엄청 쫄렸습니다.
앞으로 밤길 운전은 자제해야 겠습니다.
어쨌든 여행을 잘 마무리 했는데, 뭔가 허무하면서도 아쉽더군요.
다음에 또 제주도에 갈 일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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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한라산 (제주 3일차 5.20. 성판악->백록담->관음사 코스)
예전에 혼자 설악산을 갔을 때 아무리 늦어도 10시간이면 떡을 치겠지 싶어 느즈막히 오전 9시경에 올라갔다가
생명의 위협을 느끼며 22시경에 겨우 내려온 기억이 있어서 이번엔 최대한 일찍 나갔습니다.
한라산 코스는 윗세오름과 백록담 코스가 있는데
윗세오름은 2번 올라가봤기 때문에 한라산의 정상인 백록담에 가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백록담은 성판악 코스와 관음사 코스가 있는데
성판악은 잘 정돈된 깔끔한 등산로 이고
관음사는 그보다는 약간 거친 등산로입니다.
보통 사람들은 관음사 코스가 빡세다고들 하는데, 등산 동호회 같은데 들어가보면
관음사고 성판악이고 난이도를 따지기 부끄러운 수준의 산책로라는 약간은 허세 섞인 조언을 들을 수 있습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을 말하자면
저는 무릎이 안 좋아 하산이 힘들어서 등산을 잘 안 하는데 확실히 설악산 보다는 쉬운 코스이긴 합니다
등산 3시간 하산 4시간 30분 정도 걸렸는데
성판악 코스 등산할 때는 등산화가 없어서 발바닥이 아픈 걸 빼고는 빨리빨리 올라갈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관음사 코스 하산할 때는 스틱이 없으니 무릎이 너무 아파서 힘들더군요. 다 내려와서 한참을 쉬었습니다.
아무래도 길이 불규칙하니 무릎에 부담이 가기 쉽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보통 관음사 등산, 성판악 하산을 합니다.
그리고 성판악 코스는 굉장히 단조로운데, 1700미터 이후로는 경치가 굉장히 좋습니다.
반면 관음사 코스는 성판악보다는 덜 단조로운데 제 기준에서는 둘 다 경치가 좋다고는 못하겠고,
1700미터 이후로 경치가 역시 좋긴 하지만 성판악 보다는 별로였습니다.
저는 성판악 등산 후 힘들면 성판악 하산, 쉬우면 관음사 하산을 하기로 했는데
이거 쉽네 하고 관음사로 내려갔다가 고생을 한 케이스 입니다.
어쨌든 전날 일찍 자서 3시 기상, 밥먹고 4시에 캠핑장 출발해 5시에 성판악 도착해서 등산 시작했습니다.
설악산은 3시부터 등산이 가능한데 한라산은 5시부터 가능합니다.
아직 해가 뜨지 않아 어두웠는데, 사람이 없어 손전등 불빛에 의지해 걸었습니다.
그런데 숲속에서 고라니가 꽥꽥거리는 소리가 계속 들려서 솔직히 좀 쫄렸습니다.
한라산은 '악' 자가 들어가는 산이 아니라 사실 흙길을 기대했는데 성판악이라는 지명답게 그냥 돌길이더군요.
런닝화를 신은 관계로 발바닥에서 열기가 스멀스멀 올라옵니다.
어느 정도 올라가니 해가 떴네요. 힘들긴 하지만 숨이 차 오를 정도는 아닙니다.
토요일임에도 일찍 와서 그런지 사람이 한 명도 없습니다.
그런데 전날 먹은 음식이 탈이 났는지 신호가 오더군요.
기분 좋게 올라갈 수 있었는데 또 고통을 받으며 겨우 진달래밭 안내소까지 참고 올라갔습니다.
꽤 높은 곳에 위치한 휴게소임에도 규모가 컸고 화장실은 나름 깔끔했습니다.
타일이 깔려있는 푸세식인데 변기가 6-7개 정도 있었고, 아침이라 그런가 냄새 때문에 불쾌하다란 생각이 들지는 않았습니다.
정화시설을 어떻게 구성했는지 궁금하네요.
관리동 건물인데 규모가 예상보다 큽니다.
전경을 찍었어야 했는데 그러지를 못했네요.
진달래밭 안내소라는 명칭답게 진달래꽃도 보입니다.
13시까지 여기를 지나가지 않으면 막는 모양입니다.
깔끔하게 잘 만들어 놓았습니다.
다시 올라가는데 드디어!
목재 계단이 보입니다.
그 전에도 나무로 만든 길이 몇군데 있었지만 거의 돌멩이만 밟고 올라오느라 발바닥이 아팠는데
잘 만들어진 목재 계단이 쭉 펼쳐진 걸 보니 안도감이 들면서 이제 끝났다 싶어 기분이 좋아졌고,
단조로운 경치만 보다가 드라마틱하게 경치가 바뀌니 힘들었던 게 싹 사라집니다.
정상까지 쭉 펼쳐진 계단을 보며 이제 돌 밟을 일은 없겠구나 싶었습니다.
전에는 해발 몇미터 표시가 있어도 사진 찍을 생각이 안 났지만 지금은 카메라를 꺼내는 귀찮음을 감수할 정도가 되었습니다.
시정이 좋으면 바다까지 보이겠지만 이 정도도 나쁘지 않습니다.
실제로는 더 좋았는데 사진으로 담아내지를 못했네요.
오름들이 무지하게 많습니다.
나무가 없어 시야를 가리지 않으니 뭔가 뻥 뚫린 기분입니다.
계단이 멀리까지 이어지 있지만 힘들다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색의 조화가 멋집니다.
좀 더 바다 쪽을 보며 찍어봤습니다.
이제 50미터 남았네요.
얼마나 단열이 될 지 궁금하네요.
드디어 도착. 3시간 정도 걸렸습니다.
그런데 백록담이... 책에서 보던 것과는 좀 많이 다르네요.
물이 가득 차 있을 줄 알았습니다.
14시 30분이 되면 직원들이 나와서 내쫓을 듯 싶네요.
정상에서 오름들을 보며 찍어봤습니다. 많이도 있네요.
다시 성판악으로 내려갈까 하다 별로 힘든 것 같지 않아 관음사쪽으로 방향을 잡습니다.
성판악 정상부근은 뻥 뚫린 경치인데 관음사쪽은 나무들이 조금 보이고, 나무 계단이 난간도 없고 퀄리티가 성판악 보다 낮아 보입니다.
그래도 이쪽도 나쁘지는 않습니다.
성판악과는 다른 풍경이네요.
나무 계단을 타고 내려가는 건 그렇게 힘든 일이 아니라 발걸음이 가볍습니다.
이제 해발 1700가 되니 나무계단이 없어지고 길이 안 좋아지기 시작합니다.
내려가다 옆을 보면서 찍어 봤습니다.
이런 꽃이 보이면 찍는 흔한 구도의 사진입니다.
돌계단밖에 없었던 성판악 코스와는 다르게 다리도 보입니다.
다리를 타고 내려갔는데 이 때부터 무릎에 신호가 오기 시작하더니
3시간 가량을 개고생 했습니다.
코스는 특별히 찍을 만한 게 없어서 그냥 내려갔습니다.
경치는 그렇게 볼 게 없었지만 올라가는 사람들이 많이 보여서 지루하지는 않았습니다.
산 옆에 레일이 있길래 저게 뭔가 싶었는데 뭔가를 가득 싣고 털털거리며 올라오더군요.
재빨리 카메라를 꺼내 찍어봤지만 설정이 개판으로 되어 있어서 사진을 건지지 못했습니다.
이래서 좋은 카메라를 써야하나 봅니다.
겨우 내려왔습니다.
녹초가 되어서 꼴이 말이 아니었네요.
한참을 쉬다 버스를 타고 성판악으로 돌아가서 스쿠터를 타고 캠핑장으로 복귀했습니다.
캠핑장에 도착하니 시간이 14시 밖에 안 되었지만 회복을 하지 않으면 다음날 일정에 무리가 갈 것 같아서
남은 식량을 전부 위에 때려박은 후 좀 자다 일어나서 성산일출봉쪽에 있는 하나로 마트에 가서 장을 보고
맥주를 한 잔 마시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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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해안도로 (제주 2일차 5.19)
새벽 6시경에 일어나니 결로 때문에 살짝 습기가 느껴졌고 새벽기온이 쌀쌀합니다.
차 한잔 마시면 좋을 것 같은데 컵이나 차는 준비하지 않았고
저녁에 먹고 잔 라면이 소화가 안되었는지 배가 아파 주변에 화장실을 찾아봤습니다.
해안을 쭉 따라가다 보니 화장실이 보였고 들어가 보았는데 변기 안에 토사물과 대변이 가득 차 있더군요.
지금 글을 작성하면서도 그 때의 역함이 올라오는 것 같습니다.
당연히 거기서 나와 해변을 쭉 돌았으나 더 이상 공중화장실이 보이지 않았고, 하는 수 없이 텐트로 돌아갔는데
텐트 친 곳 언덕 너머에 커다란 관리동 건물이 보였고, 상태 좋은 샤워실과 화장실이 보였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모기가 많아서 여기서 물린 자국 때문에 여행 내내 신경 거슬려서 결과적으로는 안 들어가니만 못했던 것 같네요.
대충 식사를 마치고, 간단하게 세면을 한 후 텐트를 걷었습니다.
자립형 텐트는 아니지만 바닥의 그라운드 시트에 일체형 폴대를 팽팽하게 거는 방식이라 쉽게 이동이 가능합니다.
철거는 오래 걸리지 않았고 이호테우해변부터 해서
해안 쪽을 한 바퀴 두르는 1132 지방도를 중심으로, 바닷가 쪽에 군데군데 조성해 놓은 해안도로를 스쿠터로 여유롭게 절반 정도 돌아
서귀포 중문 쪽에서 숙박할 곳을 찾는 게 오늘의 목표입니다.
첫날 숙박할 곳만 대충 알아 놓고, 나머지는 대충 어느 정도 여행을 하고 잘곳은 그때 그때 찾아보자는 대책없음이 컨셉인데
여행을 마치고 나니 대충 계획은 잡아 놓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낭비하는 시간이 너무 많습니다.
그래서 이 날도 원래 계획은 일주도로의 1/2 지점인 중문까지만 가려고 했는데 시간이 남다 보니
3/4 지점에 있는 우도까지 가게 되었고, 결국 서귀포쪽 관광은 거의 하지 못했네요.
이호테우해변에 있는 조형물인데 그냥 멀리서만 찍어 봤습니다.
차들이 많아 답답한 1132 지방도에서 샛길로 빠져서 애월 해안도로에 진입하게 됩니다.
해안도로는 길이 굉장히 깔끔하고, 햇살은 따뜻한데 옆에서 부는 바람은 시원하며 뻥 뚫린 바닷가가 있으니,
처음으로 아, 진짜 여행을 왔구나 싶은 생각이 들더군요. 그 때의 감정이 지금도 생각납니다.
스쿠터를 타면 속력이 안 나와 백미러에 차가 보이면 신경을 써야해서 스트레스 였는데,
해안도로는 코너가 많아서 스쿠터에 유리하고, 차들이 빨리빨리 다니지 않았기 때문에 더 좋았습니다.
또 여기는 제가 군생활을 했던 곳 근처라 낯 익은 곳인데 이렇게 정갈하게 바뀐 걸 보니 감회가 새롭네요.
살짝 아쉬운 점이라면 초보운전자들이 많은데, 속도를 너무 안 내서 (대략 30-40 정도) 앞쪽 시야를 막고, 매연 냄새가 나는 관계로
추월을 위해 긴장을 완전히 풀 수는 없었다는 점이었네요.
그리고 스쿠터를 타고 가니 자전거 무리들을 쉽게 제칠 수 있었는데 자전거를 타고 여기를 달리면 정말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애월에서부터, 산방산 전까지의 길은 해안도로를 쭉 타고 갈 수 있고 관광지가 별로 없어 한적하며 정비가 잘 되어 있기에
자전거를 위한 길이 아닌가 싶더군요.
애월 해안도로를 나와 다시 1132번을 타고 좀 가다 한림해안로로 다시 들어가 협재해수욕장에 도착했습니다.
군 생활할 때 제주 출신 후임이 있었는데, 걔 말로는 중문, 협재 해수욕장이 제주에서 젤 좋다고 하더군요.
사람은 함덕 쪽에 비해 많지 않았던 것 같은데 여기가 더 깔끔해서 좋았습니다.
함덕은 나중에 갔었는데 사람이 너무 많고 건물들도 꽤 있어 한강의 북적거리는 느낌이 나더군요.
해안도로를 타고 가다 바다에 풍력발전소가 보이길래 내려서 찍었습니다.
협재해수욕장을 지나 1132 지방도를 타고 제주도 서쪽 촌에 들어서니 차들이 없어 여유있게 속도를 낼 수 있었습니다.
지금 사진 찍은 장소는 제주환상자전거길 인증센터 중 한 곳 입니다. 뒤에 샛길이 있길래 들어가 봤는데 별 거 없더군요.
해안도로를 타고 가다 표지판에 고산이라고 나오길래 그냥 들어가 봤습니다.
한적한 시골동네인데 잘 정비된 도로와 논밭이 조화를 이룬 예쁜 곳이었습니다.
사실 네비 지도를 보면서 생각해 둔 코스로 가는 게 제일이지만 스쿠터가 폰 거치대를 장착하기 힘든 구조라
그냥 1132 도로에서 벗어나지 말고, 해안도로란 표지판이 보이면 무조건 들어가는 방식으로 이동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냥 제주환상자전거길 코스를 입력하고 이어폰으로 음성안내만 들으면서 가는 게 좋았을 것 같기도 합니다.
앞 쪽에 산 비스무리한 게 보이길래 그냥 무작정 갔습니다.
제주도 9시 방향에 위치한 고산 쪽에 대해서는 아무런 조사도 안했고, 시간이 남아돌기도 했고, 한적한 곳이기도 해서 별 생각없이 들어갔는데
여기도 나름 관광지더군요. 수월봉이라고 하네요.
수월봉 옆에 건물인데 무슨 공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수월봉은 차량으로 올라갈 수 있어 가벼운 마음으로 관광이 가능할 것 같네요.
기대하지 않았는데 풍경이 좋으니 뭔가 이득 본 느낌이네요.
비수기라 그런지 사람도 많지 않았는데, 제가 갔을 때에는 저 말고 3명 있더군요.
수월봉에 있던 표지판인데 유명 관광지인가 봅니다.
천연기념물이었네요.
수월봉에서 내려워 한적한 도로를 여유롭게 달리니 저 멀리 산방산이 보입니다.
모양이 특이하니 이국적 분위기가 연출됩니다.
전에 가 본 적이 있는 모슬포항을 지나쳐 송악산 근처인데, 등에 55리터 배낭을 매고 있기도 했고
앞에 보이는 길을 자동차들 못 들어가게 막아놔서 스쿠터는 들어갈 수 있었지만 그냥 쭉 달립니다.
마라도 가는 여객선인데 사람이 무지 많습니다. 다음에 제주도 올 일 있으면 마라도 가는 것도 생각해 봐야 겠네요.
원래 목표였던 중문까지는 이제 그리 많이 남지 않았고, 나름 천천히 간다고 했는데 아직 10시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해안도로를 타고 가다 벤치가 보여 쉬면서 다시 계획을 짜기로 합니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 곰곰히 생각해 보니 제주 관광지를 너무 조사를 안했고,
성격이 급해 느긋느긋 여행이라는 게 애초에 안됨을 간과했던 것 같습니다.
원래 계획이
5/19 해안도로를 타고 중문에 도착 캠핑장을 잡아 휴식
5/20 나머지 해안도로 일주를 마치고 한라산 근처에 숙박
5/21 백록담 등산
5/22 우도 비양도가 백패킹 하는 사람들이 정말 좋다고 하길래 거기서 백패킹1박
5/23 13시 40분 목포행 선박 탑승
였는데 월요일날 우도숙박 후 화요일 아침에 나와 제주항까지 가기에는 스케쥴이 빡빡할 것 같아서
그냥 오늘 해안도로를 쭉 타고 우도까지 가기로 결정합니다.
5/19 우도 캠핑
5/20 백록담
5/21 휴식
5/22 그 때 가서 생각해보기
5/23 복귀
로 변경합니다.
산방산이 사진상으로는 이렇지만 실제로는 존재감이 어마어마해서 한 번 올라가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중문 근처에 잠 잘 곳을 확보하고 다시 와서 올라갈 수도 있었지만 동선낭비가 커서 안 그랬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그냥 올라가 볼 걸 그랬나 싶습니다.
쉬면서 찍은 바닷가 풍경인데 괜찮습니다.
산방산을 지나쳐 1132 지방도를 타고 10킬로 정도를 가면 제주 최대의 관광단지인 중문이 나옵니다.
사진상 보이는 곳이 중문의 색달해변, 흔히 말하는 중문해수욕장인데 바닷물 부터 옥빛을 띄는 이국적인 장소였습니다.
5월 중순인데도 해수욕을 하거나 서핑보드를 타는 사람들이 꽤 보이고 한적하고 아름다운 곳이라 내려가 보고 싶었지만
배낭이 부담스럽고 일정을 바꾼 관계로 시간이 많지 않아 포기합니다.
지금 생각하면 원래 일정대로 할 걸 그랬나 싶기도 하네요
중문해수욕장은 과연 명성에 걸맞은 장소였습니다. 여기에 왜 고급호텔들이 몰려 있는지 이해가 가더군요.
뜬금없이 조각상이 있길래 햇빛 때문에 안 보이는 액정으로 대충 찍어봅니다.
이 장소 왼쪽에 텐트촌이 있었는데 가족단위의 여행객들이 많았고 장소가 협소하며 사람들 통행이 많아서 아니다 싶더군요.
GS25에서 뭘 사 먹을까 하다 시간이 애매해서 근처에 있는 주상절리에 갔지만,
수학여행 온 학생들이 우글거리고 햇볕도 따갑고 해서 그냥 이동합니다.
중문관광단지를 나오면 서귀포 쪽이라 예전의 한적한 해안도로 같은 건 없습니다.
억지로 바닷가 쪽으로 스쿠터를 타고 갔지만 길이 끊겨 있는 곳이 많고, 비포장도로에 높은 언덕이 있어
쾌적함이 떨어지더군요.
그래서 그냥 1132 지방도를 타고 서귀포를 통과하기로 결정했는데 여긴 제주시보다 더한 혼돈이었습니다.
도로는 좁고 난개발에 사람과 차는 많아 정신이 하나도 없더군요.
하지만 나중에 알고 보니 괜찮은 길이 있긴 있었습니다. 그냥 제주환상자전거길 네비에 입력하고 다닐 걸 후회가 되네요.
쭉 1132도로를 타고 가다 쇠소깍이라는 지명이 특이해서 방향을 돌렸는데
가방을 매고 있었고, 입장료에 별 거 없어 보여서 그냥 근처 편의점에서 식사를 해결하고 다시 우도를 향해 성산 쪽으로 이동합니다.
지금 와서 보니 여기서 해안도로를 타고 갔어야 했는데 네비를 안 보고 다니다 보니
그냥 1132 도로를 타면서 자동차 꽁무니만 쫓아 다닌 게 아쉽더군요.
이게 해안도로가 계속 연결되어 있는 게 아니라 해안도로 타다 1132 일주도로 타다 해안도로 타고 그래야 해서
네비의 도움 없이는 쉽지 않습니다.
그래도 성산 근처에서는 해안도로를 타고 가서 괜찮았고, 성산항에 어찌어찌 도착합니다.
그런데 금요일 오후라 그런지 그 넓은 성산항 주차장이 주차할 곳이 없을 정도로 차들로 가득 차 있더군요.
너무나도 혼잡한 탓에 진심으로 별로 우도가고 싶은 생각이 뚝 떨어졌지만
내일 백록담을 가기로 계획을 바꿨기 때문에 한참을 고민하다 사람들 사이를 뚫고 강행합니다.
의외로 스쿠터 선적비는 저렴했습니다. 왕복 4000원이었고, 우도 입장료 + 여객비왕복해서 5500, 총 9500원 들었습니다.
우도 도착해서 빌리는 것보다 훨씬 싸게 먹힙니다.
물론 좀 귀찮긴 합니다. 고정을 안 시켜주기 때문에 이렇게 잡고 타야 해서 바다 구경도 못하고, 햇볕에 노출된 상태로 가게 됩니다.
그나마 거리가 짧아 10분 정도면 도착하니 다행입니다.
대충 이런 구조인데 우도 여객선은 자동차 선적으로 먹고 사는 것 같더군요. 1인 여객비 2000원인데 차는 2-3 만원씩 하고
항상 가득 찬 상태로 여러대의 여객선이 30분 간격으로 쉬지않고 왔다갔다 하니 꽤 짭잘해 보입니다.
스쿠터는 제일 나중에 선적하는데 내릴 때는 제일 빨리 내려줍니다.
우도항에 도착하면 제일 먼저 자전거, 전기차, 스쿠터 대여업체들이 반겨주는데 대부분 이 셋 중 하나를 대여해서 특유의 분위기를 만듭니다.
우도의 풍경자체는 아기자기하고 이국적이고 편안한 등 정말 좋습니다.
하지만 도로가 매우 좁습니다. 편도1차선 도로에 중앙선도 뭣도 없어서 차량 통행을 시계방향이든 반시계방향이든 정해줘야 한다고 보는데
그러질 못하니 혼돈 그 자체이고, 입도하는 차량이 매우 많아 시야를 가리고, 답답한 분위기가 기분을 망칩니다.
그냥 자전거, 스쿠터 같이 작은 것들만 운행 가능하게 하고, 섬 일주도로를 일정 방향으로 일방통행화 시켜야 하지 않나 싶네요.
개인적으로는 자전거를 타고 여유롭게 한 바퀴 돌면서 맛있는 것도 먹고 경치 좋은 곳에서 쉬며 여행하는 게
우도를 즐기는 데 가장 좋지 않나 싶네요.
여담이지만 제가 타고 온 110cc 스쿠터가 여기선 굉장히 빠른 동력기계였습니다.
전기동력기계가 많은데 자전거로 조금 빡세게 달리면 다 제낄 수 있을 정도로 천천히 다닙니다.
6-7시에 위치한 항구를 시작으로 시계방향으로 일주도로를 돌았습니다.
그러다 벤치가 보여서 찍었는데, 문제는 이렇게 사진을 찍고 보니
제가 추월했었던 전기차들이 털털거리며 다시 추월하는 바람에 또 제껴야 하는 게 문제더군요.
그렇다고 30만 놓아도 금방 앞차를 따라붙는데 같이 기어가자니 뒤에서 압박이 느껴지고, 그냥 자전거를 타고 왔어야 했나 봅니다.
많이도 쌓아 놨더군요.
캠핑 목적지인 섬 속의 섬인 비양도에 도착했습니다.
우도답게 스케일이 뭔가 아기자기 합니다.
동호회 같은 데서 보면 여기가 백패킹 하는 장소인데 시간이 14시라 그런가 텐트가 하나도 없습니다.
사진 상으로는 좋아 보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쓰레기도 좀 있고, 지저분한 느낌이라 그렇게 까지 좋지는 않았습니다.
보통 여기다 텐트를 치는 것 같던데 이게 좋은 곳인가 하는 의문부터 들더군요.
먼저 사유지이고, 바람은 강하고 사람이 많이 지나다녀 구경당하기 딱 좋고, 편의시설은 없습니다.
지금 사진을 찍은 곳은 아까 찍은 사진상의 돌을 쌓아 만든 작은 전망대인데 바람이 좋긴 하더군요.
그냥 여기서 좀 뻐대다 분위기 잡히면 텐트를 쳐 볼까 생각도 해 봤는데 갈수록 이건 아니다 싶더군요.
이곳에 기대한 것은 지금 위치한 곳이 언덕이라 관광객들 이동통로와는 좀 떨어진 곳에
해안 절벽과 해변이 있어 낭만적인 분위기의 장소였는데 그냥 해변에 위치한 큰 개활지였습니다.
거기에 캠핑을 포기한 가장 큰 이유는 어디선가 사유지라는 소리를 들었기 때문입니다.
평평하고 푹신해서 텐트치긴 좋고, 먼저 온 사람들이 바람을 막기위해 돌을 쌓은 곳도 있었는데
이곳을 캠핑장으로 꾸미면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긴 합니다.
캠핑을 포기하고 나머지 절반의 일주도로를 돌면 산 비스무리한 게 나옵니다.
아마 여기에 해안경비단 레이더 기지가 있던 걸로 알고 있네요.
당연히 가방을 맨 관계로 등산은 포기했고, 그냥 멀리서 구경이나 합니다.
지금 사진을 찍은 곳이 우도 내에서는 가장 관광지스러운 곳인데 대형차량이 엄청 많아서
처음 느꼈던 아기자기한 우도의 이미지가 날아가더군요.
다음에 또 올 일이 있으면 자전거를 타고 올 텐데, 그 때는 여기도 한 번 올라가 봐야 겠습니다.
이곳을 지나쳐 다시 항구에 도착해서 또 만원선박을 타고 성산항에 도착했는데
아직도 시간이 16시 밖에 되지 않더군요.
어디를 갈까 고민하다 제주도 캠핑장 중 종합적으로 볼 때, 최고라는 모구리야영장을 가기로 결정합니다.
한라산과 거리도 괜찮고 안 갈 이유가 없었습니다.
뭔가 일본 유명 게임의 동물캐릭터가 떠오르는 지명인데 네이버를 검색해보니
모고리(毛古里) 모구악(母狗岳) 등의 옛 지명에서 따온 것 같더군요.
일주도로만 타다 처음으로 산 길을 타기 시작했는데, 산 쪽은 왕복 2차선 도로인데 차가 빨리 다니고, 초보운전자들이 혼재해 있는 곳이라
차량은 별로 없는데 신경 쓸 것은 좀 있는 도로였습니다.
야영장에서 성산까지는 10키로 정도 되는 거리에
차도 별로 없고 개활지라 시야가 트여, 텐트를 쳐 놓고, 성산 농협하나로마트에 왔다갔다 하기는 좋았습니다.
여기가 도립 야영장인가 그래서 학생들이 단체로 묶거나 하는 곳이라 시설에 비해 가격이 좋습니다.
온수샤워가 가능한 곳인데도 1박에 3천원이고, 1달에 6박까지 가능합니다.
전기를 사용하려면 2천원 추가하면 분전반 뚜껑을 열어주는데 저는 전기 연장선이 없어서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그냥 돈내고 분전반에 핸드폰 충전기를 직결해 놓고 사용했어야 하는 게
계속 핸드폰을 잡고 사니 보조배터리가 다 되서 성산의 피시방까지 가서 충전하는 등 뻘짓을 했네요.
물론 넉살 좋은 사람이라면 전기만 근처 텐트에서 빌릴 수도 있긴 합니다만 그런 걸 귀찮아하는 성격이라 저와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굉장히 넓은 곳에 청소년 수련장도 따로 있고, 근처에 오름 올라가는 산책로도 있어 정말 좋았는데
사진을 못 찍어놔서 아쉽네요.
대충 야영장을 한바퀴 돈 다음, 식사, 샤워를 하고 한라산에 대해 검색해 봤는데
백록담을 가려면 성판악 코스와 관음사 코스를 선택하면 된다고 합니다.
보통 살짝 어렵지만 볼 게 많은 관음사로 등산해서, 코스가 완만한 성판악으로 하산하는 게 정석이라는데
저는 일단 성판악으로 올라가 보고 힘들면 성판악 하산, 괜찮다 싶으면 관음사 하산으로 결정했습니다.
무릎이 안 좋아 등산보다는 하산이 더 힘들고, 등산화, 장갑, 스틱을 안 들고왔기 때문에, 잘못선택했나 싶기도 했지만,
등산 동호회 사람들의 말로는 한라산은 난이도를 논하기에도 부끄러운 산이라는 소리에 그냥 이렇게 하기로 결정합니다.
물론 전에 설악산을 혼자 등산하면서, 저 사람들이 하는 소리는, 자기 중심적 사고에 호승심이 첨가되어 있어 문구를 해석하는데 있어
약간의 번역 작업이 필요하다는 교훈을 얻었지만, 시간이 지나니 아름다운 추억이 되어 있었기에 신경쓰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어쨌든 다음 날 3-4시에 일어나야 했기 때문에 일찍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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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전주->완도->제주 (제주 1일차 5.17-5.18)
원래 계획은 5월 18일 아침 일찍 출발, 16시 배를 타고 제주에 가려고 했는데, 오토바이 적재를 위한 예약전화를 몇 시간 째 받질 않아서
직접 예약을 해야 하는 관계로 불안한 마음에 17일 오후에 출발했습니다.
14시 전주 출발, 16시 즈음에 광주에 도착해 거기 있는 혼코에서 타이어 교체 후 해가 저물기 전에 최대한 빨리 이동하니
완도항 도착시간이 19시 30 정도 되었습니다.
스쿠터 기종이 혼다 SCR110 인데, 평지에서 계기판상 최고 시속이 90 밖에 되지 않아, 뒤에 차가 보이면 비켜줄 생각부터 하니 달리는 재미는 없더군요. 또 보통 연비가 40정도 되는데 최고속으로 달리면 연비가 떨어져 광주에서 추가로 보충한 후 논스톱으로 달렸습니다.
원래 계획은 광주 구경 후 다음 날 아침 일찍 출발하려고 했는데 광주에 차들이 너무 많아서 그럴 엄두가 안 나더군요.
전주에서 광주 혼코를 거쳐 완도까지의 거리가 250km 인데 못 탈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전라도 쪽은 사람이 없어서 도로가 뻥 뚫려 있다는 게 좋았습니다. 이런 도로에서 속도를 내지 못한다는 점이 계속 아쉽더군요.
또 쇼바가 좋지 않은 스쿠터를 장시간 타면 허리가 끊어질 듯 아픈데, 55리터 등산가방을 허리버클을 채워서 받쳐주니 허리가 뻐근하긴 해도 아프진 않았고, 어깨는 살짝 답답했지만 크게 나쁘진 않았습니다.
어찌되었든 도착하니 해가 넘어가기 직전이라 계획대로라면 대충 해변에 텐트를 치고 자는 건데 배편도 그렇고, 명사십리 해변까지 가는 거리도 있고, 텐트를 쳐 본 적이 한 번도 없는 등, 불확실한 게 너무 많아서 그냥 찜질방을 선택했습니다.
네이버를 검색해보니 완도 찜질방 평이 다들 좋지는 않아서 대충 항구 근처에 있는 청해진 불가마 찜질방에 들어갔습니다.
밝은 분위기의 신식 사우나는 아니었지만, 관리가 아예 안 되어 있는 수준은 아니었고,
시설도 좋지는 않았지만, 8000원 밖에 하지 않는 가격과, 찜질시설은 2군데 밖에 되지 않았지만
나머지 공간을 모두 구역을 구분해 놓은 2층 평상으로 만들어 놓아서 잠자기에는 좋았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 일찍 찜질방을 나와 오토바이 예약을 위해 완도항 3부두에 위치한 한일해운 콘테이너에 갔는데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예약 필요 없으니 그냥 3시간 전에 오라고 하더군요.
하는 수 없이 항구 근처 방파제에서 시간 좀 때우다 밥을 먹을 시간이 되었는데
항구 근처에서 밥 해먹기 좀 그런 것도 있고 그 좋다는 명사십리 해변을 가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리고 마음에 여유가 생기다 보니 카메라를 꺼내게 되었네요.
카메라 기종은 삼성 NX2000 에 30mm f2 팬케잌 렌즈입니다.
삼성이 카메라사업을 접은 관계로 합쳐서 중고가 30만원도 안되지만 화질로는 최상급이라
현재 가성비 카메라 최고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화각이 좁아서 풍경사진에는 잘 쓰이진 않지만 사진이라는 게 정해진 공식같은 게 없기 때문에 대충 쓰면 됩니다.
단점이라면 액정이 구려서 햇빛이 강할 때는 화면이 안 보여 감으로 찍어야 하고 조작이 불편하다는 건데
사람 찍는 거 아니면 크게 상관은 없다고 봅니다.
완도항 구석에 위치한 방파제에 어선들이 정박해 있고 멀리 완도타워가 보입니다.
가 볼까 하다가 뭐 특별한 게 있겠나 싶어 말았습니다.
방파제에서 어선이 지나가는 모습, 바닷바람이 시원해서 좋았네요.
이것 역시 같은 장소인데 아침 일찍부터 아저씨가 낚시를 하고 있었습니다.
아저씨가 말을 걸어줘서 잠깐 대화를 나누다 명사십리 해변으로 이동했습니다.
완도항 반대편에 있는 섬인데 뱅 돌아가면 긴 다리가 있어서 건너면
한적한 시골동네가 나오고 언덕을 이리저리 오르락하다 보면 나옵니다.
명사십리 해변은 6 주차장까지인가 있었고, 비수기라 사람이 없어서 톳들이 도로를 점거해 바다내음이 물씬 풍겨서
아 이게 여행이지 했는데 계속 맡다보니 역하더군요.
불 피울 곳을 찾기 위해 취사장을 찾았으나 보이지 않았고, 해변에 불피우지 말라는 표지판이 없어서
화장실 옆 모래밭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 조리는 안 했고, 햇반만 익혔는데 처음 사용해 본 버너의 화력이 생각보다 강해서 놀랐습니다.
햇반을 익히면서 정면을 찍었는데 사람이 한 명도 없으니 한적하고 좋더군요.
신발이 하나 밖에 없어서 바다엔 못 들어가고 언저리에서 기웃거렸습니다.
물이 굉장히 맑았습니다. 혹자는 명사십리 해변에 전국 3대 해변이라는 거창한 이름을 갖다 붙이기도 하는데
그 정도는 아닐지라도 상당히 괜찮았습니다.
시간이 되서 다시 항구로 가서 오토바이를 싣고 나오며 찍었는데 굉장히 큽니다.
바다 한 가운데 있는 섬인데 하트섬인가로 방송 촬영도 몇 번 했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완도항 풍경이 그렇게 낭만적이지는 않아서 분위기가 살지는 않을 것 같네요.
배 내부가 예상보다는 상당히 컸고, 일반실도 만원이 아니라 잠자기 좋아 보였습니다.
아저씨들 잔뜩에 특별한 게 없어서 밖에 나왔는데, 바닷바람이 시원하다 못해 차갑고 강하더군요.
영화 같은데 보면 바다 구경한다고 갑판에 나간 여배우의 모자가 돌풍에 날아가는 클리쉐가 있는데 왜 그런 게 생겼는지 이해가 갔습니다.
이래서 사람은 경험을 해봐야 한다는 것 같네요.
배가 크다보니 멀미같은 건 전혀 없엇고, 3시간이 그리 길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배의 구조는 1, 2층에 차량이 탑재되고, 3, 4층이 여객공간인데 돌아올 때 탑승한 목포행 보다는 적었지만 나름 편의시설도 있고,
요즘 유행이려다 개인적으로는 한 물 갔다고 보는 인형뽑기가 잔뜩 있었는데, 하는 사람은 한 명도 못 봤습니다.
배를 안 타본 사람이라면 한 번 정도는 타 보면 좋은 경험이 될 것 같네요.
바다 한 가운데에서 배가 지나간 흔적인데 그냥 인상 깊더군요. 갑판 곳곳에 벤치들이 있어서 선실에는 한 번도 안 들어갔네요.
이렇게 3시간이 흐르고 제주에 도착했는데, 2층에 오토바이를 세우는 관계로
1층 차 빠질 때까지 기다리고 나오니 생각보다는 밖이 어두웠습니다.
사진을 찍어놨으면 좋았을 텐데 그러질 못했네요.
첫 날 텐트를 칠 곳으로 봐둔 이호테우해변 무료캠핑장까지 가서, 한 번도 안 쳐본 텐트를 치기에는 뭔가 불안했지만
이틀 연속 찜질방에서 잘 수는 없다는 생각에 최대한 빨리 움직였습니다.
하지만 제주항에서 이호테우해변으로 가려면 제주공항을 지나가야 하는데,
여기 교통이, 관광지에서 원하는 한적한 느낌이 아니라 도심의 퇴근시간을 보는 것 같아서 제주의 첫 인상이 뭔가 답답하게 느껴졌네요.
결국 해변에 도착하고 보니 완전히 어두워 졌고, 어둠속에서 플래쉬 빛에 의존해가며 텐트를 치기 시작했는데
문제는 데크팩이라고 데크에 꼽는 팩이 없더군요. 검색해보니 따로 샀어야 했는데 생각을 못했습니다.
하는 수 없이 그냥 데크 옆 풀밭에 텐트를 쳤는데 처음 설치함에도 불구하고 매우 간단해서 쉽게 해결했고,
커다란 바위 하나를 가져다 그 위에서 라면 하나 끓여 먹고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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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준비물, 배편
이번에 좋은 기회가 생겨서 최저가 제주도 백패킹 스쿠터 여행을 계획했습니다.
캠핑이란 걸 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이것저것 검색을 많이 해봤는데
스쿠터 여행이니만큼 일단 최대한 가볍게 짐을 꾸리기로 결정하고 구매할 물건들을 찾았습니다.
먼저 텐트는 저가 입문형으로 힐맨 클라우드 UP SMART 2인용 텐트를 구매했습니다.
가격은 98000원에 옥션 컬쳐캐쉬 8% 적용해서 대략 9만원 정도 들었네요.
일단 백패킹용 중 저가형에서는 가장 인지도가 있었고, 디자인이 괜찮았습니다.
중국 기업인 NH OEM으로 알고 있고, NH 클라우드 텐트와 동일한 제품인데 색이 더 예쁘더군요.
써 본 소감은 높이가 낮아 텐트 안에서 일어설 수 없는 건 불편했지만 같은 무게라면 구조적으로 볼 때
돔형보다는 튼튼할 것 같았고, 잠만 자기에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다만 환기구가 작은 관계로 결로가 생겨 새벽에 습기가 느껴져 쾌적하지는 않더군요.
장점으로는 역시 가벼운 것과 설치, 해체가 매우 간단하다는 것이 있겠네요.
사진 상으로 볼 때 예쁘지만 캠핑장의 다른 텐트들에 비해 너무 작아서 지나가는 꼬맹이들이 왜 저렇게 작냐고 한마디씩 하더군요.
다음으로 고민한 것이 밥을 사 먹을 것인가 해 먹을 것인가 인데
곧 이사를 가야 하는데, 집에 즉석식품이 많이 있어서 짐을 조금이라도 줄이자는 생각에 그냥 해 먹기로 결정했습니다.
일단 즉석식품을 다 먹은 다음에 하나로마트에서 고기를 사서 구워먹든지 맛집을 가든지 하면 나쁘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그리하여 코펠과 버너를 또 검색을 해봤습니다.
코펠은 추천이 갈리지 않아서 빨리 선택할 수 있었는데, 다들 백마코펠을 권하시더군요.
가장 큰 장점으로 코팅이 좋아서 후라이팬으로도 쓸 수 있고 설거지하기 편하다는 이유였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코펠주제에 가격이 무슨 테팔 후라이팬 급이었습니다.
집에 쓰는 후라이팬 겸 냄비가 만원짜리 인데, 이건 라면 2개 정도 들어가는 크기의 중자가 42000원 입니다.
그냥 싸구려 양철냄비나 하나 들고 다닐까 하다 기왕 사는 김에 좋은 거 사서 오래쓰자 하고 구매했습니다.
배송비 포함 42,000인데 네이버페이 8% 할인 하면 38,640원에 구매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제가 햇반에 라면만 먹었기 때문에 양철냄비나 별 차이가 없긴 했지만
설거지는 편하게 했으니 그냥저냥 괜찮았다고 봅니다.
뭔가 90년대 스타일의 상품소개 디자인인데 실제로 보면 괜찮습니다.
그 다음은 버너인데 저가형으로 가장 유명한 게, 5-6만원의 코베아 캠프1 호스버너였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냥 불만 나오면 된다는 마인드였기 때문에 싼 걸 찾았고
코베아 스파이더가 3만원 정도 되는 가격에, 어찌보면 허접하지만 불 쓰는 데에는 모자람이 없어 보였고,
무엇보다 간단한 구조이니 만큼 가벼웠기에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실제로도 어차피 불은 가스가 뿜어내는 거니 화력은 좋았고, 무게중심이 낮기 때문에 안정성도 괜찮았습니다.
다만 바닥과 가깝다보니 주변에 탈 만한 물질들을 제거해야 했고, 바닥에 깔기 위해 큰 돌을 찾을 때가 많았습니다.
단점으로는 작은 크기이니 만큼 별도로 포함된 이그나이터를 화구에 대고 딱딱거려야 한다는 것 정도가 있겠네요.
이소부탄 하나 추가해서 40,500인데 옥션 컬쳐랜드 8%할인하니 37,260 나왔네요.
가냘퍼 보이는 다리이지만 나름 안정적이라 쓰면서 불안하진 않았고
라면두개를 끓였을 때 들고 먹어야 하는 관계로 코펠 손잡이가 부러지지 않을까가 더 걱정되었었네요.
여기에 원래 가지고 있던 솜침낭과 한솔 발포매트를 가져가니 55리터 배낭과 오토바이 탑박스가 빵빵해졌습니다.
먹을 것들을 좌석밑 트렁크에 넣고 옷가지를 최소한으로 줄이니 여유는 없어도 어찌어찌 들어가더군요.
기록을 위해 그 때 챙겼던 물품을 적어보면
수건, 치약, 칫솔, 면도기, 비누, 샴푸, 썬크림
침낭, 매트, 텐트, 휴지, 모기향, 라이터
속옷4, 얇은다운점퍼, 상의1, 반팔1, 양말4
보조배터리 10000mAh, 폰, 미러리스카메라, 충전기
버너, 코펠, 햇반7, 라면6, 수저, 젓가락, 참치6, 김4, 초콜릿
지나고나서 생각해 보니 반바지와 슬리퍼 하나 있어야 했고,
빨아도 금방 마르는 바람막이가 있었기 때문에 긴 팔 상의 대신 반팔 2개 였으면 좋았을 것 같습니다.
그 다음 마지막 난관인 배편은 네이버 검색해보면 나오는데 http://www.vepyo.com 이 가장 유명한 듯 보였습니다.
그런데 여기는 자동으로 예매를 하는 곳이 아니라 일일히 수작업으로 예약하는 곳이라 개인적으로는 꺼려져서
배편 정보만 확인하고 각 선사 홈페이지를 이용했습니다.
완도->제주의 경우 한일고속 홈페이지에 회원가입을 하니 생일쿠폰이라고 사람만 50% 할인 쿠폰을 줘서
사람13,900원 + 스쿠터17,610원 = 31,510 원 나왔네요. 인터넷 전날 예매는 안된다고 하니 주의 해야 합니다.
쾌속선인 블루나래호가 있고 대형선 두 척이 있는데, 8시에 출발하는 쾌속선은 비싸서 대형선인 16시 출발 한일카훼리호를 탔습니다.
올 때는 쿠폰이 없어서 45,000 정도 예상했는데 소셜을 뒤져보니 쿠팡, 티몬에서 목포행 할인행사를 하고 있었고,
서로 할인하는 날짜를 다르게 행사를 했었기 때문에 원하는 날짜를 골라서 배편을 예약할 수 있었습니다.
16,900 + 33,000 = 49,900 나왔고, 완도 목포의 거리차에 따른 기름값 감안하면 거기서 거기였습니다.
배를 타는 것도 처음이고 스쿠터를 적재하는 것도 처음이라 인터넷을 많이 뒤져봤는데
바튜매 카페에서 검색을 하는 게 가장 양질의 정보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간단하게 설명을 하면 완도->제주의 경우 사람표 따로, 차량 따로 예약을 해야 합니다.
하지만 홈페이지에서는 승용차만 자동 예약이 가능하고, 오토바이나 화물차 외제차는 따로 전화예약을 해야 합니다
뭐 아무래도 상관없지만 문제는 전화를 드럽게 안 받습니다.
그래서 결국 직접 가서 하기로 하고 아침 일찍 화물 싣는 3부두로 가서 예약 되냐고 물었는데
적재가 출발 3시간 전부터 시작이니 그냥 그 때 오라고 합니다.
성수기가 아니어서 널럴한 것도 있었는데 오토바이의 경우 어떻게든 낑겨서 적재하는 게 가능하니
별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것 같았습니다. 최악의 경우 내가 잡고 탄다고 하면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네요.
그리고 나서 3시간 전에 부두안에 있는 컨테이너로 된 사무실에 가서 결제를 하고 오토바이에 탄 채로 줄을 서서 들어가면 됩니다.
큰 화물차의 경우 위치를 조정해서 탑승시켜야 하기 때문에 안 들어가고 가만히 있는 경우도 있는데,
저는 그걸 몰랐기 때문에 화물차 뒤에서 왜 안 가냐 하고 기다리다, 다른 차들이 제 옆을 지나가는 걸 보고 눈치껏 끼어 들어갔네요.
오토바이 적재가 끝나면 배에서 나와 현재 있는 화물부두에서 여객 터미널로 이동을 한 후,
표를 발권 받아 시간 되면 사람들 따라 탑승하면 됩니다.
반면 제주->목포의 경우 약간 다릅니다.
적재가 2시간 전 시작하고 제주항은 6부두까지 있는데
전날 쿠팡에서 차 있는 사람은 4부두로 가라고 문자가 와서 그리로 갔고, 또 제주항은 완도항과는 달리 항구 관리가 허술하지 않아서
부두 입구에 신분증 확인하는 사람이 있어 모르면 물어보면 됩니다. 예약은 신경쓰지 않고 그냥 갔습니다.
또 완도와는 달리 화물 발권 없이 그냥 오토바이를 적재하러 가면 종이를 주는데
그걸 여객터미널로 가져가면 사람표와 같이 계산을 합니다.
저 같은 경우 쿠팡에서 예약을 했기 때문에 여객터미널에 가서 화물 결제만 하고 표를 받아 탑승했습니다.
완도에서는 2층으로 올라가 묶어서 하선할 때 좀 기다렸는데, 여기는 1층의 올라가는 경사로 밑 공간에 오토바이 적재하는 곳이 있어서
하선 할 때 배가 정박한 후 작업자들이 들어와 고정시킨 줄을 풀어주는 작업을 직접 한 다음,
자전거들이 모여있는 출입구로 이동 후 같이 내리면 시간 절약이 가능합니다.
여객선 겸 화물선인 한일 카훼리호인데 생각보다 무지 크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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