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 관광 코스 추천
대학생들은 이미 여름방학이고, 직장인들은 휴가철이 곧 다가오기 때문에 다들 여행계획을 세우느라 분주하실 텐데, 이에 약간의 도움이라도 되고자 게시물을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여행계획을 세울 때 가장 먼저 결정하는 것은 도시입니다.
이 점에서 교토는 매우 추천할 만한데, 먼저 교토는 도쿄 이전의 수도로 긴 세월동안 쌓인 문화재가 한가득입니다. 2차 대전 중, 폭격대상으로 지정되지 않았고, 원폭도 피해갔기 때문에. 일본의 관광지 중 교토 만큼 문화재가 보존되어 있는 곳은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게다가 일본 여행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방사능!
교토는 방사능이 유출된 후쿠시마로부터 600km 정도 떨어져 있고, 교토와 후쿠시마 사이에는 후지산을 비롯해 거대한 산지들이 빼곡히 자리잡고 있어 (일본은 도쿄부근의 거대한 평야, 나고야부근의 평야, 오사카부근의 평야를 제외하면 산지가 대부분입니다.) 후쿠시마 산 먹거리에만 주의하면 방사능으로부터 비교적 안전한 곳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여름의 교토는 대구를 능가하는 날씨로 악명이 높은데, 먼저 남쪽을 제외한 3면이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형태의 도시에다,
북쪽의 산지 너머에는 바다가 위치하고 있고,
동쪽에는 일본 최대의 호수인 비와호가 자리잡고 있고,
남쪽의 바다와의 거리도 멀지 않아 습도가 장난이 아닙니다.
게다가 차라리 해안도시면 바닷바람이라도 부는데 산이 가로막고 있으니, 기온도 높습니다. 8월 평균기온이 대구보다 2도 높다고 하니 말 다했죠. 또 바깥쪽은 산지이고, 신사와 숲들이 많아 모기들에게 고통받기 쉽습니다. 이런 것들에 민감하신 분들은 다른 도시를 선택하는 걸 추천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토는 매력적인 도시이긴 합니다. 그럼 지금부터 간략하게 관광 코스를 설명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처음 계획을 세우는 분한테, 금각사, 청수사, 은각사 등이 좋다고 아무리 말해봤자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르겠고, 머리 속에 들어오질 않습니다. 그래서 먼저 도시의 지도를 대충이나마 머리 속에 그릴 수 있도록 도와드리겠습니다.
보통 교토역을 통해 교토에 입성하게 됩니다.
교토역은 교토시의 정중앙에 위치하고 있는데,
교토역을 기점으로 6km 반경의 면적이 교토시라고 보시면 됩니다.
하지만 남쪽에는 그다지 볼 게 없습니다. (아무래도 산지가 있는 쪽에 문화재를 많이 만들었겠죠? 남쪽은 트인 지형이라 언제 적들이 쳐들어올지 모르니 꺼려했을 것입니다.)
교토역을 중심으로
반경 1km 내에
니시혼간지, 히가시혼간지, 토지
반경 3km 내에
북서쪽의 니죠성
북쪽의 교토고쇼
북동쪽의 가와라마치, 기온, 헤이안 신궁, 야사카 신사, 키요미즈데라, 산쥬산겐도
남동쪽의 토호쿠지, 후시미이나리타이샤
서쪽 7km 지점의 아라시야마 지역
북서쪽 6.5km 지점의 금각사, 료안지
북동쪽 5.5km 지점의 은각사, 교토대
가 위치하고 있는데,
가장 유명한 곳은 청수사(키요미즈데라), 금각사, 은각사입니다.
휴양지로는 아라시야마가 정말 좋습니다. 뭔가 이국적인 풍경이 인상적이었고, 뭔가 뻥 뚤리는 상쾌함을 얻을 수 있었기에
개인적으로는 가장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제가 여태껏 본 경치 중에서 다섯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좋았습니다.
과거 일본 귀족들이 술마시고 뱃놀이 하던 곳인데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겠죠?
여기 들르지 않으면 후회할 사람들 많을 거라 생각하고 정말 압도적이란 단어가 절로 나오는 곳입니다.
또 게이샤의 추억에 나온 센본도리이로 유명한 후시미이나리타이샤, 이곳은 산과 연결되어 있어 가볍게 등산을 할 수도 있는데,
정상이라고 부를 만한 것이 없어 오르고 나면 살짝 허탈하긴 하더군요.
하지만 서양인들이 정말 좋아하는 곳으로 외국인이 뽑은 일본 관광지에서 1위를 차지한 곳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이곳에서 본 수학여행? 온 북유럽 미소녀들이 일본 여행중 가장 인상깊었습니다.
근처에 토호쿠지도 있는데, 경치가 좋아 쉬기 좋은 곳이니 여유롭게 등산의 피로를 푸는 것도 좋습니다.
물론 단풍철, 벚꽃철에는 사람들이 많아 여유를 느끼긴 힘들겠지만 말입니다.
자, 그렇다면 어떻게 동선을 짜야 가장 효과적으로 교토를 관광할 수 있을까요?
몇 일을 머물 것이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하루 관광을 기준으로 하겠습니다.
청수사, 은각사, 금각사는 들러보는 게 일반적인데 (은각사는 별로란 사람도 있긴 합니다.)
절들이 보통 오후 5시 이후에는 문을 닫기 때문에 시간 배분을 잘 해야합니다.
1번 코스는 청수사 -> 은각사 -> 금각사 -> 아라시야마-> 기온, 가와라마치 입니다.
사람 성향에 따라서는 점심 즈음에 세 군데를 다 돌아볼 수도 있습니다.
그럴 경우, 금각사에서 멀지 않은 곳에 아라시야마가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금각사를 가장 나중에 넣었습니다.
탁 트인 멋진 풍경에 강행군의 피로가 어느 정도 풀릴 것이고 기분이 좋아질 것입니다.
해질녘의 아라시야마도 좋기 때문에 웬만하면 들르는 것을 추천합니다.
이렇게 아라시야마 지역에서 휴식을 취하고, 마음의 여유를 찾고 난 후, 교토의 번화가인 기온, 가와라마치 쪽으로 이동해 맥주를 마시며 하루의 마무리를 한다면 멋진 여행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2번 코스는 금각사-> 아라시야마-> 청수사-> 기온, 가와라마치입니다.
과감하게 북동쪽 구석에 자리잡고 있는 은각사를 제외했고, 아침에 일어나 금각사의 신선함을 맛본 다음, 11시-12시 경에 아라시야마에 도착해 햇살이 반사되어 더욱 아름다운 강의 경치를 감상하며 점심을 먹고, 직선으로 도시를 가로질러 청수사의 인파에 파뭍힌다음 번화가에서 마무리.
3번 코스는 후시미이나리타이샤-> 동복사(토호쿠지)-> 청수사-> 헤이안 신궁-> 기온, 가와라마치
동쪽 지역을 남쪽부터 시작해 북쪽으로 올라가는 코스로 관광지간의 거리가 멀지 않아 도보여행도 가능합니다. 아침에 일어나 후시미이나리타이샤에서 센본도리이와 간단한 등산을 즐기고, 바로 위에 있는 동복사에서 단풍을 감상하며 휴식을 취합니다. 교토내에서는 토호쿠지가 단풍으로 유명하다고 하더군요. 단풍철인 11월 말에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으니 피하라는 소리가 나올 정도입니다. 동복사를 나와 청수사에 가기 전, 기온, 가와라마치 근처에서 점심을 해결할 수 있습니다. 청수사와 기온은 가까운 위치에 있기 때문입니다. 청수사 관광을 마치고 시간이 된다면 헤이안 신궁을 들르는 것도 괜찮습니다. 그리고 하루의 마무리는 번화가가 좋겠죠?
아, 헤이안신궁 근처에 야마모토 멘조라는 정말 유명한 우동집이 있는데 개장시간인 11시 부근에 들렀음에도 줄이 길어 먹는 걸 포기했지만 도전해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그럴 경우 코스를 다시 생각해봐야 할 것 같네요.
이렇게 하루 관광코스를 적긴 했지만 사실 교토는 하루만에 다 돌아볼 수 있는 곳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위에 나열한 관광지 말고도 조금만 걷다 보면 문화재스러운 장소가 나타나고, 거리의 풍경도 아기자기한 것이 예쁘고, 외국인들을 비롯해 관광객들이 많아서 사람구경하기도 좋고, 경치 좋은 곳에서 여유롭게 앉아 있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집니다. 일본 내에서 이보다 더 훌륭한 관광지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여행의 재미는 계획을 짜는 것이 30%는 차지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의 시간을 즐기며 꼼꼼히 계획을 세우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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