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수의 지식창고

  주변에 미러리스 사겠다고, 혹은 DSLR 사겠다고 카메라 좀 추천해달라고 하면 저는 RX100 시리즈를 추천해 줍니다. 하지만 그 분들은 RX100을 사지 않더군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아무래도 크기가 큰 게 화질이 좋지 않겠냐. 저렇게 조그마한 카메라면 폰카와 별 차이도 없을 것 같다. 입니다.

 

  그런 분들에게 누누이 말해줍니다. 직접 써보면 알 것이라고, 미러리스, DSLR에 중급렌즈 정도는 달아야 RX100과 비등비등한 화질이 나옵니다. 하지만 믿을 생각을 안하죠. 사실 저 조차도 직접 써 보기 전에는 믿지 않았으니 이해는 합니다.

 

  자, 그렇다면 왜 RX100 화질이 좋은지 이론적으로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1. 여러분들은 핸드폰 카메라의 화질이 비약적으로 상승한 시기를 기억하고 계십니까? 네, 바로 아이폰 4에서 아이폰 4s로 업그레이드가 이루어진 시점입니다. 그 때 과연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요? 

  바로 이면조사센서가 상용화 된 시기입니다.

 

  디지털카메라에서의 센서란 필름카메라에서 필름의 역할을 하는 것, 즉 이거 하나 때문에 디지털 카메라라는 말이 나오게 되었습니다. 과거의 센서는 기술상의 문제로 배선이 전면으로 나오게 되어 픽셀이 빛을 제대로 담지를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면조사 센서는 그 배선들을 안으로 집어넣어 수광률을 대폭적으로 상승시킬 수 있었고, 화질의 상승을 이루어냈죠. 이 기술이 먼저 폰카에 적용이 되었고, 뒤이어 컴팩트 카메라에 적용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DSLR, 미러리스에는 적용이 되지 않았습니다. 왜? 먼저 수율이 좋지 않습니다. 센서도 반도체 쪽 기술인데 불량이 없다는 건 말도 안되겠죠. 센서가 커질 수록 수율이 좋지 않는 건 당연한 이치이고요. 게다가 센서가 큰 만큼, 픽셀의 크기도 큰데, 이럴 경우 이면조사센서의 효율이 그다지 좋지 않습니다. 즉, 컴팩트 카메라의 화질은 좋아졌는데, 미러리스, DSLR은 제자리입니다.

 

 

2. RX100 렌즈의 성능이 엄청 좋습니다. 칼자이스의 기술협력을 받아 만든 렌즈인데, 칼자이스는 렌즈업계 1위의 업체로, 인공위성에 장착하는 카메라, 최고급 의료기기에 설치하는 렌즈, 헐리우드 영화에 주문제작을 받기도 하고, 방송용 카메라에 장착하는 최고급 렌즈 등등을 만드는 세계제일의 광학업체로 최고의 기술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진의 선예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렌즈입니다.

  직관적으로 이해되게 성형을 가지고 비유를 해보겠습니다.

  렌즈 - 원판

  센서 - 시술

  포토샵 - 성형수술 

  이 정도면 어떤 느낌인지 아시겠죠?

 

  물론 RX100의 렌즈는 작기 떄문에 아무래도 큰 게 좋지 않겠느냐. 라고 할 수도 있지만, 센서가 작은 만큼 렌즈의 크기가 작아져도 괜찮은데, RX100은 센서 크기에 비해서 렌즈가 작지 않습니다. 게다가 일체형 렌즈이기 때문에 설계단계에서 렌즈의 힘을 극대화 시킬 수 있었고, 여기에 칼자이스의 기술력이 합쳐져서 엄청난 화질을 자랑합니다. 또 RX100은 13.2 * 8.8 (mm) 크기인 1인치 센서를 채택했는데, 이는 기존 똑딱이가 주로 사용하던 1/1.7인치 센서 (7.52 * 5.6) 에 비해 확연히 큰 센서이고 이 제품의 히트로 인해 여타 카메라 제조사들도 1인치 센서 카메라를 제조하기 시작했습니다.

  참고로 1인치 센서 크기는 니콘 미러리스의 센서와 같은 크기입니다. 물론 니콘 미러리스는 처음 발매시 센서리스카메라 아니냐라는 악평을 받았을 만큼 다른 미러리스에 비해 작은 크기이지만 (소니,삼성 : 24 * 16, 캐논은 소니보다 조금 작고, 파나올림 : 17.3 * 13 ) RX100이 가진 렌즈의 성능을 극대화 시킬 수 있는 크기라 평가받고 있습니다.

 

  크게는 이 두 가지 정도가 RX100 의 화질이 좋은 이유입니다. 크기도 작고, 무게도 가벼운 게 화질까지 좋다면 고민할 필요가 없죠. 괜히 소니가 컴팩트카메라를 자사 미러리스보다 비싼 가격에 파는 게 아닙니다.

 

  하지만 이렇게까지 설명해줘도 많은 사람들이 미러리스를 구매합니다. 그리고는 뭔가 미묘하게 무겁고, 번거롭다고 장농에 고이 보관하면서, 역시 카메라는 폰카가 제일이야. 이런 소리나 합니다. 답답하지만 그러려니 해야죠. 

  미러리스가 RX100에 우위를 점하는 경우는 최고급 줌렌즈 혹은 성능좋은 단렌즈를 추가로 구매했을 경우뿐입니다. 하지만 그럴 경우 가격이 솟구치고, 이럴 바에야 차라리 풀프레임을 사고 말지. 라는 말이 나오게 됩니다. 

  아, 삼성 30mm f2, 파나 20mm f1.7 등은 가격에 비해 성능이 좋습니다. 이럴 경우 미러리스가 위력을 발휘하겠네요.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단렌즈 보다는 줌렌즈를 선호하고, 이 경우에는 RX 시리즈 카메라를 따라올 만한 대안이 현재로는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또 배경을 날려 예쁜 느낌을 주는 아웃포커싱을 고려한다면 풀프레임이 답입니다.

  아웃포커싱의 5요소는 

1. 피사체와 거리가 가까울수록.

2센서의 크기가 클 수록. (이건 센서의 크기가 클 수록, 같은 렌즈를 사용시, 피사체의 크기를 작은 센서와 동일하게 하기 위해선 피사체와 거리가 가까워야만 하기 때문이라 1번의 내용에 포함되긴 합니다.)

3. 렌즈의 조리개 값이 좋을수록 이라고 쓰고 비쌀수록이라 읽는다.

4. 망원렌즈일수록. 

5. 피사체와 뒷배경의 거리가 멀수록(사방이 탁 트인 공터에서 찍거나 무지하게 긴 골목길에서 찍는다면 극대화되겠죠.)

 

  크롭바디가 RX100보다 아웃포커싱이 잘 된다는 건 부정할 수 없지만 뭔가 좀 어설픕니다. 게다가 크롭에 줌렌즈쓰면 아웃포커싱은 포기한다라고 간주해도 될 정도로 안 나옵니다. 망원렌즈를 쓰든지, 조리개 값이 좋은 렌즈를 쓰든지 해야 하는데, 그렇다 하더라도 풀프레임으로 찍은 사진과 비교하면 뭔가 초라해 보이는 느낌은 어쩔 수 없습니다. 그리고  피사체 주변이 깨끗하고 카메라를 바싹 붙여서 찍는다면 RX100으로도 아웃포커싱이 가능합니다.

 

  아무튼, 결론은 귀찮게 이것저것 알아보지 말고 그냥 RX100 사면 됩니다.

 

http://meetyou.tistory.com/entry/12-%EA%B5%90%ED%86%A0-%EA%B8%88%EA%B0%81%EC%82%AC%ED%82%A8%EC%B9%B4%EC%BF%A0%EC%A7%80

 

이게 전에 일본여행가서 찍은, RX100 1 그러니까 초창기 모델의 무보정 사진인데,

블로그 사이즈 크기에서는 대충 쓱 봐서는 풀프레임과 비교해도 화질 구분이 힘들고

제 기대치는 물론이고, 웬만한 사람들의 좋은 화질이라는 기대치를 채우기에 충분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