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자금성
경산공원에서 길 하나 건너면 바로 자금성이 보임.
횡단보도가 안보여서 지하도로 갔던 것 같은데 기억이 가물가물함.
체크아웃을 한 상태에서 보관함을 찾지못해 5kg 정도되는 짐을 계속 메고 다녔는데 생각보다는 많이 힘들지 않았음.
그래도 베이징에서 가장 유명한 문화유산인데 가봐야지하고 입구에 섰는데
여기는 입구가 아니라 출구였음. 하...
역시 모르면 그냥 다른 사람들이 다니는 코스대로 다니는 게 맞았음.
그냥 밥이나 먹으러 갈까하다 일단 성곽을 따라 걷기로 결정.
힘들지 않다 싶으면 뺑 돌아서 동문즈음에서 들어갈 생각까지 있었음.
자금성의 경우 성벽이 높고 해자가 매우 넓어서 방어시설의 역할도 수행할 수 있었음
햇빛이 강렬했지만 옆에 해자가 있고 나무도 있어서 그렇게까지 덥지는 않았음.
동쪽 끄트머리에 있는 방어시설로 보임.
각을 살려서 찍어봄. 하지만 사람들을 피해서 찍기란 불가능했음.
마침 여기에 앉아서 쉴 곳이 있길래 한 20분 쉬면서 검색을 해본 결과 천안문으로 가는 버스가 있다고 함.
사실 쉬기 좋아서 움직이기 싫었는데 옆에 중국인들이 대화하는 소리가 너무 커서 그냥 일어남.
조금 기다리니 버스가 왔는데 뭔가 테마관광버스같은 외관에 앉아 있을 곳은 없고 요금이 10위안이었음.
그러고보니 아까 자금성 후문에서 이 버스 타느라 기다리던 사람이 있었던 것 같음.
버스 내부는 이렇게 생겼는데 딱히 특별한 건 없어 보였음. 가이드 있었고 물건 파는 것 같긴 했는데 사는 사람 없었음.
근데 이 버스가 자금성 성곽을 따라 돌 줄 알았는데 왕푸징까지 돌아서 가느라 시간이 꽤 걸림.
생각보다 좀 많이 막혔음.
노선표를 보니 자금성 블록보다 한 블럭 밑에 있는 천안문 광장 정문이 종점이었는데
거기까지 가서 걷기는 싫었고 그냥 천안문에서 내림.
전 날 여권이 없어서 통과하지 못했던 공안검색을 너무도 간단하게 통과해서 도로 건너편에 있는 천안문 광장쪽을 바라보며 찍음.
예전에 이 넓은 곳에서 개혁개방의 바람을 타고 민주화 운동이 있었는데 유혈진압으로 개박살 내버리고
현재의 국뽕에 가득찬 과격국가가 되어버렸는데, 그 때 만약 우리처럼 민주화가 되었다면(사실 우리도 미국 없었으면 비슷했을듯)
아시아 정세가 지금보다는 괜찮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음.
거기에 생각있는 중국 지식인들의 이탈로 인해 중국이 더 좋은 나라가 될 확률이 더 낮아졌음.
그러고 보니 천안문 사태를 지시한 덩샤오핑이 권력을 넘기기 전에 100년간 도광양회라고 발톱을 드러내지 말고 기회를 엿보라고 했는데,
시진핑이 미친 건지 국내사정을 컨트롤 할 수 없어서 외부요인으로 돌리는 건지 아무튼 요즘 중국의 행보는 어처구니가 없음.
들어가려는데 공안들이 줄지어 이동하길래 찍음.
황성의 정문인 천안문임.
천안문을 제대로 찍어볼까 싶었는데 시야확보가 제대로 안되서 그냥 관둠.
사실 모택동 얼굴이 주요문화재에 떡하니 박혀있어서 별로 찍고 싶지도 않았음.
근데 모택동은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뭔가 아이러니한 게, 6.25 때 훼방을 놓아서 분단국가로 만든 건 열받는데
문화대혁명에 대약진 운동으로 스스로 자기 나라를 망쳐서 우리나라한테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
거기에 중국 문화를 다 백지화 시키는 바람에 한류가 뜨기도했고... 물론 최근에 한류제재한다고 난리도 아니긴 하지만
안으로 들어가면 자금성으로 들어가는 입구가 보임. 천안문과 오문 사이에 있는 단문
가까이서 찍은 모습
자금성의 정문이자 남문인 오문.
사진 찍은 장소에서 고개를 휙 돌리면 매표소가 있는데 20 창구 정도 있었던 것 같음. 가격은 60위안
그만큼 사람이 많았는데 새치기 하지 말라고 철제 구조물로 잘 구분지어놓았음.
물론 그러거나 말거나 엄청 당당하게 새치기 하는 모습에 할 말을 잃었음.
자금성에 입장하면 제일 처음 보이는 건물. 이게 태화문이었던가.
보다시피 사람이 이렇게나 많음. 안그래도 더워 죽겠는데 사람이 이렇게 많으니 더 더운 느낌.
게다가 자금성은 암살방지를 위해 나무같은 걸 심지 않아서 도시속의 사막느낌이었음.
좀 더 가까이에서 찍은 사진
뒤를 돌아보고 입구쪽을 보고 찍었는데 보수공사중인듯.
첫번째 건물을 통과하면 또 이렇게 넓은 공간이 나오고 자금성의 정전인 태화전이 나옴.
한 컷에 담을 수는 있었지만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별 의미는 없어 보임.
태화전에서 태화문쪽을 바라보며 찍은 사진.
이게 과거 황제들이 보던 광경인가.
또 우르르 다음 장소로 넘어가기 위해 이동.
보안상 바로 뒤로 넘어가지 못하고 돌아서 넘어가게 만든듯.
옆쪽엔 그늘에서 쉬는 사람들이 잔뜩 있음.
좀 걸어서 뒤편으로 돌아들어가면 또 이렇게 쉬고 있는 사람들이 잔뜩 있음.
그늘만 보이면 쉬는듯. 별로 시원하지도 않았는데
뒤쪽에서 찍은 사진.
출구를 향해 움직임.
우측의 검은 양산은 안그래도 더워 죽겠는데 보고있으려니 더 더워서 짜증났었던 기억이 남.
여기가 강희제때까지 황제의 침소로 사용하던 건청궁이었던 것 같음.
출구로 나가기 위해서는 또 우회로를 이용해 좀 돌아가야함.
검은 양산이 효과가 좋다고는 하던데 사진상으로 보기에도 더워보이는 걸 느낄 수 있을 것임.
사실 사람도 많은데 그 사이에서 양산피고 다니는 것 자체가 몹시 짜증을 불러일으켰음.
느리게 걷는 사람, 양산피고 다니는 사람, 길막하는 사람들 정말 밀어버리고 싶은 심정이었음.
그 와중에 내 가방열고 소매치기 하려던 놈도 있었음. 다행히 백팩이 가득차서 지퍼를 열지는 못했음.
출구쪽에 다다르니 나무들도 좀 보이고 장사하는 사람도 보이고 그럼.
특이한 돌덩이 위에 정자를 지은 것 같은데 그냥 특이하다고만 생각하고 사진 몇방 찍고 지나침.
돌이 특이함.
사람이 많아서 움직이면서 각도바꿔서 찍음.
출구쪽으로 움직이면서 옆을 본 모습인데 옆을 돌기에는 가방의 무게에 체력의 부담때문에 그냥 일자코스로 후문으로 나감.
60위안이 1시간만에 증발되는 순간이었음. 돈값하려면 공부 제대로 하고, 안내라디오?도 대여해서 구석구석 돌았어야 했는데
잘 꾸며놨겠지하고 그냥 지나침.
출구인 신무문. 여길 지나치면 첫 사진에 나왔던 공간이 나옴.
근데 자금성을 나와서 시계를 봤더니 아직도 12시 40분 밖에 되지 않음.
관광지를 도는 시간이 내 생각보다 매우 짧았고 뭘 해야할지 계획이 없어서 일단 그냥 걷기로 함.
걷는 도중에 아이스크림이라고 부르기 애매한 얼음과자를 팔아서 사먹으려고 했는데
빙구이 이콰이 거려서 뭔말이지 하고 살짝 당황해서 검색을 해봤더니
빙구이는 말 안해도 알테고 위안의 옛말이 콰이라고 나옴. 근데 대부분 콰이콰이 거렸던 것 같음.
얼음과자는 매우 단순했는데 물에 레몬시럽 탄 다음에 막대기 꽂아서 얼린 듯 싶었음.
근데 날씨가 더워서 그런가 나쁘지 않았음. 박스채 들고 다니며 팔길래 녹았을 것 같았는데 의외로 단단했음.
또 수박을 잘라다 팔았는데 팥빙수 정도 부피에 5위안 밖에 안함. 이건 우콰이 우콰이 하면서 팔아댐
차갑진 않았지만 수분이 많아서 먹으니 살 것 같았음.
얼음과자를 먹으며 아까 쉬었던 성 외곽으로 가니 웨딩촬영을 하는 중국인이 보였음.
관광객이 이렇게 많은데 저 사람들은 구경거리가 되었다고 생각할까 주인공이 되었다고 생각할까
중간에 서양인 관광객들이 와서 같이 사진찍자고 들이대던데 옳고 그름을 떠나 그 적극성이 부러웠음.
대충 어떤 사진이 나올 지는 이 사진을 보면 예상 가능할 것임.
한 네 커플 정도 있었던 것 같은데 여자들은 대체로 예뻤고 남자들은 외모는 좀 떨어지지만 부유해 보였음.
좋은 의미의 중국스러운 드레스
사진은 예쁘게 나올듯.
사진사를 피해서 찍어보려고 시도해보았으나 내 렌즈화각이 너무 넓어서 그냥 포기하고 일단 걸었음.
아직 13시밖에 되지 않아서 일단 공항철도가 있는 덩즈먼 역에서 두 정거장 거리인 조양문을 지나가는 버스를 타서 내리니
빌딩들 사이에 스타벅스가 보여서 들어갔는데 그렇게 넓지는 않았지만 눈치 안보고 편하게 앉아 있을 만한 공간은 있었음.
또 중국 스타벅스는 와이파이를 사용하려면 중국 번호가 필요해서 와이파이는 못썼지만
어차피 마지막 날이라 데이터 걱정하지 않고 막 사용했음.
그렇게 한 3시간 정도 있다 나와서 맛집이라고 알려진 곳을 한 번 가볼까 하다 혼자라는 압박에 그냥 대중적인 식당에 들어감.
거기서도 말이 안통해 저거 저거 하면서 손가락으로 주문했는데 자꾸 뭐라뭐라 하길래 살짝 당황했음.
그래서 점원 가리킨 다음에 알아서 하라는 식으로 손짓했더니 뭔가 알아서 주문해주었는데
음식이 나와서 보니까 죽 같은 걸 주문하라는 것 같았음.
만두 3세트, 쌀죽하나 이렇게 해서 14위안이던가, 가격에 놀랐고 맛도 나쁘지 않아서 놀랐음.
인테리어도 괜찮은 가게였는데 중국식 패스트 푸드 혹은 중국식 김밥천국 비슷한 느낌이었음.
혼자 먹는 사람이 많았고, 점원이 20초반 여성이었는데 매우 친절했음.
중국 서비스업 종사자들이 전부가 불친절하지는 않구나 싶었고, 이번 여행에서 중국 음식점들을 많이 다니지 못해서 아쉬었음.
좀 더 있다가 공항에 들어갈까 하다가 어차피 할 일도 없어서 덩즈먼 역에서 공항철도를 탐.
아, 이카통에 잔액이 모자라서 충전을 하려고 하는데 10위안 단위로밖에 안되는 듯 보였음.
공항철도 객차내의 모습. 저 의자가 좁긴 해도 나름 편안했음.
공항으로 향하면서 찍은 창 밖의 모습.
그러고 보니 첫날 입국했을 때 창 밖의 모습은 미세먼지로 가득한 우울한 광경이었는데
마지막날은 파란 하늘이라 싱숭생숭했음.
마치 다음에 또 오라는 듯이... 는 개뿔. 누가 같이 가자고 하지 않는 이상 스스로 갈 일은 없을듯.
그 후 공항에서 6시간 정도 아이패드 가지고 놀다가 비행기를 타기 위해 입국심사를 받았는데
한 군데에다 두 가지 일을 시키는 바람에 일처리가 엄청 늦어서 역시 중국은 중국이구나 싶었고
마지막까지 새치기를 하려는 중국인이 있어서 역시 중국은 중국이구나 싶었음.
그래도 공안이 노려보면서 뭐라뭐라 하니까 다시 뒤로 가긴 하더라